"매년 폭염일수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한여름, 바깥 온도보다 더 숨막히는 실내에서 지내는 쪽방주민들에게 기후위기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쪽방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실증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쪽방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례와 정책이 조속히 시행되길 바랍니다. 우성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기후위기가 쪽방주민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실증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계명대 건축학과 이종원 교수가 ‘IOT 센서 기반 대구 쪽방의 주거환경 평가’ 연구를 진행한 결과 쪽방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에선 온도, 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 등 10가지 환경요소를 측정했습니다.
조사결과 이산화탄소 농도는 WHO기준 1천ppm을 초과하는 시간대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미세먼지는 기준치의 2-3배를 웃돌아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종원 / 계명대 건축학과 교수] "유기화합물은 거의 모든 집에서 나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고, PM 미세먼지 같은 경우 어느 집은 매우 나쁜데 또 좋은 집도 있고.."
경북대 류지혜 연구교수와 김성경 연구원의 공동조사에서는 폭염과 열대야로 쪽방주민들의 수면부족과 온열질환, 열 스트레스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결과 여름철 쪽방 실내온도는 평균 32.1도, 최고 40.1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하루 평균 실내 체류시간은 17시간으로 매우 긴 편인데 열대야로 인한 평균 수면시간은 4.2시간에 불과했습니다.
또 쪽방주민 조사대상자의 82.6%가 덥다고 느꼈고, 78.6%는 견딜 수 없는 더위를 경험했다고 답했지만 68%가 불편하지만 참는다고 밝혀 심리적 체념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류지혜 / 경북대 연구교수] "에너지빈곤으로 인해서 냉방 설비의 운영이 부담된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는 실정이고 여기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거주민의 70%에 육박하는 분들이 불편하지만 참는다고 했습니다. 심리적으로 체념하고 이런 수용하는 상태가 과연 옳은 것인가?"
갈수록 폭염일수가 더 길어지고 기온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김동은 /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지금 이 기후위기가 어떤 건강의 문제보다도 심각하다. 이 기후위기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을지 없을지.."
기후위기 속 생존위기에 직면한 쪽방주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조례 제정과 실질적 지원정책 시행 등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