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심리치료프로그램 사회자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대구 쪽방촌 주민들이 서로 어깨를 주무르며 박장대소를 했다.
지난 1일 오후 대구 중구에 있는 더나은세상을 위한 공감 대구하나센터. 쪽방촌 주민 40여명이 이곳에서 웃음치료 수업를 받았다.
심리치료프로그램 사회자는 "억지로라도 웃으면 내 몸에서 기적적으로 행복 호르몬(세로토닌)이 나온다. 웃으면 면역력이 좋아지고 암세포가 죽으
니까 모두 손바닥을 치면서 '하하하' 웃어보자"고 외쳤다.
잠시 멈칫하던 주민들은 사회자가 손뼉을 치며 우스꽝스럽게 웃기 시작하자 하나둘 따라했다.
단상 앞까지 나가 큰소리로 웃은 이모 씨(50대·여)는 "웃는데 돈 드냐"며 "이제부터 웃으며 이웃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쪽방상담소는 우울증을 앓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심리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은 "언제 내 마음을 돌보겠나", "억지로라도 웃으니까 좋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심리치료프로그램을 마친 쪽방촌 주민들은 합동차례를 지냈다.
대구쪽방상담소 관계자는 "대부분 1인 가구인 쪽방 주민들은 함께 시간을 보낼 가족이 없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추석을 맞아 함께 웃
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쪽방에 사는 주민은 530여명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