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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찌짐 노나 먹고 이야기로 시름을 덜 수 있는 전집 주인을 꿈꾸는 사회복지사
작성자 : 사무국    124.194.73.99  empty
작성일 : 2019-03-14 오전 10:58:12

 


개발원이 만난 사람들 - 자원봉사자에서 사회복지실습생으로 정군자 선생님


Q.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2018년 여름방학 동안 평리동 쪽방상담소에서 사회복지실습을 했던 정군자라고 합니다. 쪽방상담소와의 인연은 7년여의 시간이 흘렀으며 지난 여름날들이 어제 일만 같습니다.
저는 조현정 선배와의 인연으로 작은 아이가 엉금엉금 기어 다닐 때 김장 봉사, 명절차례준비 봉사를 다니며 자원봉사능력개발원과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Q. 사회복지 현장실습은 어떠셨는지요?

희망드림센터 1층 커피마을이나 따신밥한그릇 식당은 자주 왔었지만 2층 사무실에는 처음 올라와 봤어요. 이런 사무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첫날 전인규 팀장님께서 이것저것 잘 가르쳐 주셨고, 가르침은 실습기간 내내 이어졌어요. 팀장님 덕분에 이번 실습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특히 상담하실 때의 냉철하며, 따뜻했던 모습은 잊지 못할 거예요.
실습기간 동안 주로 부설기관인 이팝나무사업단 따신밥한그릇에서 보조 업무를 많이 했어요. 식당 일이라는 게 끝이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도움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요. 그렇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좋았어요.

Q. 쪽방상담소를 실습기관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실습기관으로 선택한 이유요? 얄팍한 속내가 있었죠. 사실 집에서 기관까지 거리가 멀고, 여름이라 덥기도 하여, 그동안 친분이 있던 기관이니까 “우째 쫌 안되겠나” 하는 얄팍한 마음이 있었지요. 그런데 첫날 실습을 하면서 그러한 얄팍한 마음은 나만의 착각이란 걸 알았죠.
지나고 보니 생각했던 대로 설렁설렁 했다면 후회가 되었겠죠. 시간 속여 가며 했다면 지나고 나서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 전인규 팀장님께서 절대로 그런 걸 용납할 분이 아니시니까요.
첫 주는 시간이 정말 안갔습니다. 하루가 100시간은 되는 것 같았어요. 첫 주에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6시 퇴근시간이 정말 안오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5시를 6시로 착각하고 5시 땡 하자마자 짐을 싸서 인사하고 1층 본부장님께 인사하러 갔더니 어디 가냐고 묻으셨습니다. “9-6 지켜주셔야죠” 라고 당당히 말하자 본부장님이 “5시입니다” 라고. 제 눈엔 5시가 6시로 보인 거죠. 그렇게 하루가 길게 느껴졌습니다.
첫 주가 지나고 나니 생활이 익숙해져 인지 시간이 후딱 후딱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나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자원봉사경험은 있나요?

사실 저는 자원봉사, 재능기부 이런 거 싫어합니다. 왜냐구요? “세상에 공짜 없다.” 주의거든요. 그 봉사시간, 그 재능 쌓느라 저도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라는 생각을 주로 했기 때문에 자원봉사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실습기간동안 특히 하계 재가방문을 하면서 그 생각에 변화가 왔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다른 이를 살피는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 게다가 그 활동을 몇 년씩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내가 알지 못한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죠. 청도에서, 대구지역 곳곳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는 사람들을 통해 우선 삶의 자세를 배웠고, 그 과정에서 세상 의지할 곳 없다 느끼는 사람들에게 ‘여기 그대들을 위한(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려주는 활동은 제가 그동안 알지 못한 어떤 것이었어요. 매슬로우의 인간욕구의 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단계가 이런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기억에 남는 활동들이 많지만 한 가지 꼽자면 최병우 소장님과 같이 동구지역 재가방문 했던 어느 날이 생각나요. 황토별장 앞에 남성 한분이 누워 계셨는데 무서워 그 근처도 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멀찌감치 떨어져 걸어가려는데 최병우 소장님께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가서 아저씨와 이야기 나누시고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하라고 기관 연락처를 주고 오는 모습을 보았지요. 그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을 앞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직 많이 멀었구나… 그 길을 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어요, 무섭고 두렵고 그랬죠.

Q. 외부에서 본 기관과 내부에서 본 기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글쎄요...
실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 자원봉사능력개발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실습활동을 하고 가을학기에 사례관리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기관 주 업무가 사례관리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거죠. 함께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한 발 물러나서 보니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일이 진짜 많습니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었어요. 여름 동안 목에 수건을 두르고 일하는 선생님들 모습을 보니 지원이 좀 빵빵하게 되어 인력난이 좀 해소되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었습니다. 지원물품이 도착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목에 수건을 두르고 옮기던 모습 아직도 생생해요. 그리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교과서 속에서나 존재하는 능력자들입니다. 못하는 게 무엇인지? 서로에게 미루지 않고 먼저 나서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진짜 멋졌어요. 그런 모습들 조금 빗겨 생각해 보면, 힘들고 어려울 땐 도움도 요청하고 같이하려고 하면 좋겠어요. 혼자 짊어지고 가면 소진도 빨리 되고,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테니까요.

Q. 사회복지사로서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지난 한해 저는 빈곤과 불평등에 꽂혀 있었어요. 사회복지에서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복지의 최종목표라고 생각하구요. 앞으로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지만 저는 이 문제를 품고 활동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르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 그래서 걱정이에요.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매 순간 하며 지난 여름의 뜨겁던 시간을 잊지 않으며 살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했어요.

그리고 하나 더 두 번째 스무살에 사회복지사로서의 새 삶을 시작 했다면 세 번째 스물이 되면 전(대구 말로 찌짐)집을 운영하고 싶어요. 기름 냄새가 주변을 풍기고, 누구나 들어와 막걸리 한잔과 따뜻한 전으로 빈 속을 달래며 세상 시름도 녹일 수 있는 그러한 작은 전집을 하고 싶어요. 제가 전을 참 좋아하는데 전을 나눠먹다보면 그렇더라구요. 배도 부르고, 나눠 먹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고민이 해결되기도 하고. 한 이십년쯤 사회복지사로 열심히 일하고 막걸리 빚는 것도 배우고, 이런저런 실무도 배우며 준비할까 해요. 사회복지사가 뭐 별건가요. 사람들과 더불어 즐겁고 재미나게 사는 그런 세상 만드는 사람들이잖아요. 모두들 그때까지 건강히 열심히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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