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이 아니라 나눔과 생활의 원동력 "자원봉사능력개발원" 이경희 (자원봉사능력개발원 전문위원 / 영진전문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애플의 많은 사람들은 웬만큼 돈을 만지기 시작하자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고급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몰기 시작하고 집도 여러 채 장만하더군요. 각각의 집에 지배인도 두고, 나중에는 그 지배인을 관리할 또 다른 누군가를 고용하고요. 그들의 아내는 성형수술을 자꾸 해서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 갔습니다. 나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정신 나간 짓이에요. 나는 돈이 내 인생을 망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월터 아이작슨, 안진환 옮김, 2011, Steve Jobs 스티브 잡스, 민음사. 이 글은 요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스티브 잡스』 중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여러분은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가지셨는지요? 저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잡스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의 글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러면서 같이 떠오르는 생각이, 주변에 이런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들과 같이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또 정말로 잡스와 같은 분이 옆에 계시다면 여러 가지 조언도 들어가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1997년 즈음 대학을 졸업하고 청소년기에 다하지 못한 삶의 여러 가지 고민들을 나누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들을 고민하던 중 인연을 맺게 된 기관이 바로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었습니다. 그 때 이런 저의 고민을 같이 나눌 수 있도록 소개를 받은 분들이 현재의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을 이끌어 가고 있는 분들입니다. 참 긴 시간동안 인연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 사회복지현장 중에서도 복지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새터민이나 쪽방주민, 다문화가정 등에 먼저 관심을 가지고,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을 가지고 이들에 대한 지원들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근 개발원 사업 중 쪽방 주민모임이나 만평도서관, 밥집 등은 당연 돋보이는 사업들입니다. 쪽방 주민모임은 단지 월례회를 통해 생활의 어려움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서서 자활을 위한 준비 뿐 아니라 일상의 어려움을 공동화하고, 삶의 고민을 나누는 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만평도서관과 밥집은 지역사회 남녀노소, 연령이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주민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것, ‘돈’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경제력’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돈’ 못지않게 우리네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는 ‘행복한 순간(느낌)’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무엇을 시작하려 하거나,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의 기분이 ‘재미있다, 좋~다, 하고 싶다, 반갑다, 뿌듯하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건 삶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한 위대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가치는 비단 ‘돈’ 때문에 발견되기 보다는 ‘나눔, 일, 관심’ 등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 전 쪽방주민을 위한 동절기 대비 김장을 준비하기 위해 쪽방 당사자분들과 쪽방 직원들이 같이 ‘배추’를 뽑고 있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올 겨울 쪽방 주민들의 중요한 반찬인 ‘김장김치’를 준비하기 위해 ‘같이 일하고, 나누고, 관심을 가지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앞으로도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 이러한 동력을 가지고 날마다 발전하는 기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