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맞는 비 대구쪽방상담소 정진아 간사 하얀 입김을 호호 불며 쪽방상담소를 처음 찾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벚꽃 흩날리는 봄을 지나 햇살이 반짝이는 여름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의 작은 소도시 제천에서 대구광역시의 쪽방상담소로의 첫 사회생활에, 주위에서는 제게 걱정과 불안이 섞인 눈빛들을 보냈습니다. 꼭 멀리까지 가야만 하는지, 혼자 잘 지낼 수 있겠는지 하는 걱정들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조금 더 큰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제 의지를 내보이며 대구에서의 생활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한 번도 제천을 벗어나 생활 해 본 적이 없었기에 두려움도 있었고 첫 사회생활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격려와 다독임이 더해진 4개월 후의 저는, 상담소의 직원으로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을 하면서 처음 만나는 분들은 왜 상담소로 오게 되었냐는 질문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 때는 우연한 기회로 오게 되었다는 두리뭉실한 답변을 드렸지만, 이제는 정확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TV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쪽방의 모습을 보며 상담소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고, 희망하우스 1호점에 이어 2호점에서는 상담소의 조직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열정이 제가 이곳에서 일하게 된 이유라고 말입니다. 그 열정은 바라던 상담소의 책상에 앉아 이렇게 저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 희망드림센터 건립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원장님, 소장님, 국장님, 팀장님께서 주신 기회로 여러 현장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와 선택해야 할 것들이 생기겠지요. 아직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저지만,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처음 사회복지를 시작 할 때 제 스스로에게 가슴 뛰는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첫 출근하던 날, 첫 현장에서 아저씨들을 만나던 날, 첫 상담을 하던 날. 하루하루 순간순간 느낀 설레는 감정들은 제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겠지요. 그리고 후에, 지금 하는 일들이 충분히 가슴 뛰는 일이었음을 추억하는 날이 오겠지요.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이란 책안에는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저의 자리에서 상담소와 쪽방주민 분들과 함께 비를 맞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처음처럼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