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주민도서관은 대구 서구의 인지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사립 작은 도서관입니다. 평수도 작고 오래된 가정집을 활용한 내부는 비좁고 답답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지역주민, 운영위원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가득채운 도서관입니다. 제가 소개드릴 저희 도서관의 이야기는, 도서관을 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운영위원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운영위원이라고 소개하지만, 따로 급여가 있는 것도, 어떠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본인의 시간을 쪼개어 자원봉사를 해주시는 활동가분들이십니다. 길을 지나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혹은 지인의 소개를 통해 찾게 된 도서관에서 이제는 도서관의 내일을 함께 고민하는 소중한 자원이자 힘이 되고 있습니다. 만평운영위원의 활동은 이러합니다. 월 1회 도서관의 프로그램이나 아이들, 도서관의 전반적인 것들을 논의 하는 회의를 진행합니다. 또 요즘 진행하는 봄학기 문화강좌에는 운영위원 분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논술과 신문 활용 수업(NIE)을 진행합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씨앗학교’라는 방학교실을 진행합니다. 이 방학교실에서도 운영위원 분들의 로테이션수업(요리교실, NIE, 독서활동 등)이 이뤄집니다. 이외에도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부모님을 위한 한글강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최근 만평에는 대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의 프로그램지원도 받았습니다. 책 읽는 모임도 하고, 그동안 여유가 없어 가지 못했던 독서문학기행도 다녀왔습니다. 안동 권정생 선생의 생가와 봉정사에 다녀왔는데 날씨도 좋고 함께했던 아이들, 어머니들까지 너무나 만족스러워 하셨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아이들의 작은 발표회와 북 콘서트도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지만 어디에서도 재능을 뽐낼 기회가 없는 만평의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작은 발표회는 아이들의 관심이 대단했습니다. 대구에서 활동하시는 정옥 작가와의 만남도 유쾌하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도서관은 바쁘게 돌아가지만, 처음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 주민들을 경계심을 갖고 방문하십니다. 이렇게 작은 곳에서 도대체 뭘 할 수 있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가 오나 눈이오나 아이들을 위해 항상 문을 열어놓고, 부족한 부분 함께 채워가는 꾸준한 모습에 이제는 안심하고 내 아이가 있을 수 있는 곳,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유익해서 나도 꼭 들어보고 싶은 곳으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더 많은 아이들이 함께하는 만평에도 문제점은 있습니다. 노후된 시설과 보조금 없이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어야하기에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 하루 종일, 도서관을 열어줄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사서선생님이 일찍 퇴근하셔도 근처에 계시던 운영위원이 와서 도서관 문을 열어놓는다는 것,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강좌들을 운영위원이 자격증을 취득해 가르쳐준다는 것, 아이들의 행동, 말 한마디 놓치지 않고 도움을 주기위해 머리를 맞대고 얘기하는 것. 하나하나가 더없이 감사한 부분들입니다. 이분들이 계시기에 만평주민도서관은 앞으로도 지역의 주민, 다문화가정, 한부모 가정, 소외계층을 만나고 모두가 변화할 수 있게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만평주민도서관을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