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 대구쪽방상담소 간사 엄희정 1년 전, 매일 실험복을 입고 말없이 실험실에서 미생물만 바라보았습니다. 가끔은 친구, 가족,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여름 날 친구와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갖자’라는 마음을 가졌고, 장애아동이 있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생물 연구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을 더 가지고 싶었고 그러한 속마음을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는 사회복지사가 되어 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실험실에서 세균, 곰팡이를 연구하던 제가 사람을 만나고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는 후회가 없을 것을 확신하고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대구쪽방상담소라는 곳에서 실습을 하게 됐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쪽방이라는 곳을 처음 방문해 보았고, 실습을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동대구역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한결같이 저녁급식을 드시러 오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습 니다. 오랜 기간 급식을 드신 분이셨으나 그 어르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하셔서 그 분의 댁을 방문 했었습니다. 부양자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안타까워만 했습니다. 같이 계시던 국장님은 저에게 “사회복지사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사회복지사는 가슴은 따뜻하지만 머리는 차가워야 되거든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순간 멍한 느낌은 아직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이 짧은 인생을 소모하지 마세요.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무엇을 할 때 하는 가장 행복한가요?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무엇을 할 때 당신은 가장 행복한가요?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중에」 국장님의 말씀에 고민을 하던 제가 친구에게 고민을 이야기할 때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라는 책을 선물을 주며 친구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최고가 되는게 아니겠냐며 다시 열심히 해봐 라고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실습이 끝날 무렵 저에게 국장님께서 대구쪽방상담소에서 일해 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고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사회복지사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4개월이 지나 아직도 따뜻한 가슴 차가운 머리의 사회복지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아끼고 사람을 존중하는 진정한 사회복지사들과의 동행이 아마도 제가 포기하지 않고 느리지만 계속 나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언젠가는 제가 진정으로 빛나는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느리지만 오늘도 나아가볼 힘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