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 않은 시간들 동안 낯선 환경 속에서도 쪽방주민들을 위해 진료하고 있는 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글이네요.. 글을 읽다 보니까 12년 전에 칠성동 어둑한 골목을 나와 퇴근하던 내 모습이 생각나네요.. 스물 여섯 신출내기 사회복지사가 뭘 알았겠어요? 학교에서 배운 많은 현장 분야를 제쳐두고 사회복지 쪽에서는 낯설고 생소했던 홈리스 현장을 택했던 것을 후회했던 적도 있었던거 같고요.. 다른 동기들은 말끔한 옷입고, 젠틀하게 일하고 있는 것만 같은데, 나만 여기서 아저씨들과 뒹굴고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지는 아저씨들이 생기고, 아저씨들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내 맘의 여유도 생기면서 내가 일하는 현장에 대한 자긍심도 생기고 그렇더라구요.. 에어콘 바람도 뜨거웠던 그 여름에는 아저씨들과 같이 샤워장에서 샤워도하고 아저씨들 집에 방문했다가 손수 끓여주시는 라면 나눠먹으면서 많은 얘기도 나누고.. 그리고, 내 주변에서 늘 나를 지지해주고 아껴주었던 동료들과 선배들이 있었기에 더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진료소가 떨어져 있어서 매일 함께 부대끼며 일하고 있지 못함이 아쉽고 미안해지네요.. 요즘은 간호사 선생님도 다쳐서 혼자 진료소를 책임져야 되니 더 힘들텐데 말이죠.. 그래도 언제나 옆에 동료들이 있으니깐, 부담없이 편하게 연락하고, 상의도 하고 그래요.. 쪽방주민들과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선생의 진심을 알고 있고, 아저씨들도 이해하고 가까이 될 날이 곧 올껍니다.. 그 때가되면, 아저씨들로 인해 오히려 많은 힘을 얻게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 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힘냅시다~ 아침 출근해서 태인선생님 글 읽다가 갑자기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네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