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알차고 맛있는 책!이다. 나같이 세상사에 둔한 사람에게,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훑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김미화라는 한 개인의 인간적인 삶의 냄새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너 끌려 다니면서 엿 좀먹어봐' vs "내 밥그릇 지키겠다고 비굴하게 살지 않으련다. 더 당당해 지련다."  kbs의 고소..그리고 취하..계속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녀의 말씀처럼 '너 끌려 다니면서 엿 좀 먹어봐'였다 진짜. 이건 무슨, 현대판 고문을 보는 듯.. 조금 오버하자면 ‘남영동 1985’가 생각 난 대목이었다. 남영동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신체적 고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책은 저급한 지능으로 정신을 긁는 고문에 눈살 찌푸리게 했다. 이토록 갑을관계에선 한없이 더디고 아쉬움 많은 게 우리나라인건가.. 갑의 자리가 청렴결백하진 못하더라도 정의와 진실이 '갑'마음대로 요리되어, 상대방을 불리하게 만들고 매장시켜버리겠다고 으름장 놓는 무시무시한 힘 앞에..그저 씁쓸함이 한가득..  무럭무럭 성장하는 한국경제, 그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공존하는 더디기만한 상하관계· 갑을관계의 이상한 논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의에 맞서는 한 개인.. 어쩌면 '을'의 대변이라 할 수 있는 주체 김미화씨가 보여주는 스펙타클 논픽션 과정들은, ‘분명 꺼림칙하지만 이내 상황에 타협하고 마는 소심한 사람들’에게, 통쾌함과 같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그녀가 부리는 과정들이 집중력 낮은 나에게도 몰입의 매력을 맛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불어 작가와 대립되는 내 모습이 순간 유감스러워 머쓱해 지기도.. 결국 "내 밥그릇 지키겠다고 비굴하게 살지 않으련다. 더 당당해 지련다."(30P) 의 과정을 글로써 보여주신 김미화씨.  어쩌면.. 누구나 마음속에 정의를 품고 있지만, 그 마음이 상반된 현실과 맞닥뜨렸을 때, 굴하지 않고 마음그대로 현실화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무라는 게 아니다. “너도 그렇게 하라”고 채근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극히 주관적인)보통은 대게 그러한 현실 앞에서 정의 부림은 쉽지 않기에.. 그녀처럼 소신껏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았을 땐, 더 큰 경외어린 찬사가 보내지는 것 같다. 더불어 현실에 부딪혀 자괴감을 느껴본 사람들에게는  ‘화이팅’을 보내고 싶다....는 쌩뚱 맞은 마무리.. ‘소신있는 용기’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을 때, ‘내가(my) 주체이니 나(myself)를 믿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그 무엇.. 같다. 고로 용기는 ‘있는’게 아니라 ‘내는’것!. 그녀는 용기를 내셨고 난 용기는 ‘있는데’ 아직 ‘내는데’는 멀고도 멀었다는 것.. .그녀같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소신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 그러한 용기도 낼 수 있었으리라...고 나는 생각해 보았다.  각자의 삶의 몫에서 본인의 소중한 그 무엇을 위해서 말이다. ■ "정치(권력)고양이 앞에 언론생쥐” 이 책을 읽고 느끼거나 얻어가는 부분은 각자의 몫일 테지만, 아마도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 분명 있을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언론이 정치논리에 의해 휘둘리는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싶다.  정치가 보이지 않게 언론을  장악해 국민을 속여 왔거나.. 혹은 혼란을 마구 주어 혼수상태로 만들어 아무 반문도 못하도록 바보 만들어 버렸던 행태들이 분명 있어왔다는 것.. 또는 계속 이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 그동안 수동적인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기사내용에 아무런 여과없이 노력없이 가짜일지도 모를 정보를 챙겨와, 좋아했던 스스로가 머쓱해졌다. 한편, 월드콘을 먹으며 '웃기고 자빠졌네'를 자유로이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왠지 감사함이 생기기도 했다는 것. 그것이 허용된 시대에 살고 있음에 안도감이 느껴진 건 뭘까. 그렇지만, 여전히 내용물이 내게 주는  쓴맛이란..아직도 혀를 끌끌차게 하는 정치세태에 얼마나 씁쓸하던지, 월드콘의 단맛이 있었기에 버틸수가 있었..습니다.   ■“넌 좌니? 우니?...뭐 좌파라고라고라..! 좌파연예인 사찰해.!!!” (p151중...)좌파연예인사찰...하...유치허다...이 대목에선  탄식이 절로 나오더라.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이 정권은  본인들의 정권에 대해 정.말.로. 자신이 없나보다.  얼마나 자신감이 없었으면 누가 디스라도 한 것같으면 버럭 불끈하여, 사생팬을 가장한 집착아닌 집착을 부려서  별거 아닌 것을 별거로 만드는지.. 이 요상함은 뭘까 싶었다.  그렇게 목 놓아 외치던 ‘모두가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여기아니고도 엄창나게 많을텐데.. 공지영 작가 말처럼 정말 사생팬인거야 뭐야..? 괜한데 시간소모· 권력소모가 아닐까.  스스로 당당하다면, 국민들이 정권을 향해 울부짖는 쓴 소리에도 허허 웃지.....는 못하더라도 울컥 할 것까지가 뭐가 있을까 싶다.  (p152... kbs에 이어 국정원까지....더이상 할말이 없어진 순간이었다..) 우요 좌요에 따라, 또는 어떤 정권이 선택되느냐에 따라 울고 웃는 (상당수)국민들이 나눠진다는 불편한 진실,  내가 몸담고 있는 복지 또한 지원에 있어서 분야별 차별이 존재하는  씁쓸한 현실.   주거복지.. 우리도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고 싶다!.. ■“저 오늘부터 김미화씨 팬할래요~! 이렇게 인간미나는 사람이었던가요..? ♡.♡” 책을 읽는데 있어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그녀의 다채로운 인간미에 빠져들기도 한다 .  갑을관계, 강자와 약자,  때 묻은 정치의 고발 등에서는 함께 불끈하며 열 내는 기분도 취하게 해주며, 다음과 같이.. 한가정의 아내로써, 엄마로써, 때로는 딸로써, 동네주민의 구성원으로써, 자연에 흠뻑 취한 한 개인으로써.. 보여주는 글 속 훈훈함과 달콤함, 소박함도 더불어 공유토록 허락해준다. 어쩌면 그녀의 긍정홀씨가 나에게 옮겨짐으로써 느껴지는 잠깐의 감정들은, 분명 기분 좋은 따스함이었다. 책 앞부분을 읽으면서 벌떡~!욱~!하셨을 독자들에게, ‘괜찮다며 잠시 릴렉스하시라’며 건내주는 그녀의 살아있는 이야기들도 이 책의 묘미 중에 묘미!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지지와 응원을 받는 그녀의 러브스토리가 너무 따뜻하고 달콤했다.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김미화씨가 숱한 어려움에서도 씩씩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  또는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믿음강한 사랑의 힘이 아니었나싶다. 아 부럽다~.  '돌이켜보니 자연이 한 일은 다 옳았다.' 박완서 선생님의 <호미>의 한 대목이다. 자연과 좀 더 가까이서 교감하고 픈 그녀의 전원생활이 참 소소하니 멋졌다. 깨알 같은 에피소드에서 묻어나는 고소함.. 구수함이란... 삶의 모든 순간을 깨알같은 소중한 에피소드로 만들어버리는 그녀의 긍정파워가 참말로 부러웠다. 마을공동체를 연상케 하는 그녀의 ‘순악질 프로젝트’가 어서  물꼬를 틀어 가시화되길. 그리하여 인간미 넘치는 순악질여사님의 동네로 놀러 가고 싶다!